사나에 타카이치: 일본 첫 여성 총리 — 한국 위안부, 자매애인가 애국심인가?
일본이 마침내 첫 여성 총리를 배출했다. 사나에 타카이치. 세상이 유리천장을 깼다고 떠들썩하다. 그러나 냉정히 묻자. 이 강경한 민족주의자가 과연 일본이 묻어둔 ‘위안부’의 유령들과 마주할 용기를 낼까, 아니면 이전 총리들처럼 회피와 부정으로 일관할까? 2025년 10월 21일, 여성으로서 최고 권력의 자리에 오른 그녀는 전시 성폭력의 고통에 공감할 것이라 기대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녀의 행적은 자매애보다 정치, 공감보다 계산에 더 가까웠다. 피해자에 대한 진정한 사과 대신 역사 수정주의를 택했고, 국가의 책임을 회피하는 데 익숙했다.
‘위안부 문제’는 단순한 역사적 각주가 아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한국, 중국 등 점령지 여성 약 20만 명을 강제로 동원해 성노예로 삼은 국가 주도 범죄였다. 취업을 미끼로 속이거나 직접 납치해 군 위안소로 끌고 간 뒤, 하루에도 수차례 성폭행을 당하게 했다. 이 범죄는 전쟁의 사기 진작이자 지배 도구였다. 한국에서만 수천 명의 여성이 인간으로서의 존엄, 건강, 미래를 빼앗겼다. 피해자들은 수십 년간 정의를 요구했지만, 일본은 “강제성은 없었다”는 말로 발뺌하며 절반짜리 사과와 2015년의 실패한 합의로 시간을 벌어왔다.
타카이치는 이 문제를 덮어온 자민당의 핵심 보수파다. 그녀는 “자학적 역사관”을 교과서에서 삭제하자고 주장했고, 2003년에는 블로그에서 위안부 강제 동원의 증거가 없다고 썼다. 매년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며 한국과 중국의 상처를 다시 후벼 팠다. 총리가 된 뒤에도 변한 건 없다. 시진핑을 만나 동맹을 논의했지만, 역사 책임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여성 리더로서의 공감은 정치적 계산 아래 묻혀 있었다.
아이러니는 여기서 더 깊어진다. 일본의 첫 여성 총리는 여성이 결혼 후 성을 유지하는 것을 반대하고, 동성결혼 합법화도 막으며, 남성만 천황이 될 수 있다는 제도 유지를 지지한다. 선거 기간 중 온건한 제스처를 보였지만, 본질적 민족주의는 변하지 않았다. 서울은 불안하게 지켜본다. 타카이치가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며 과거 전쟁 범죄를 축소할 때마다 한일 관계의 신뢰는 흔들린다. 여성으로서의 연대보다 정치적 지지층을 잃지 않는 것이 우선순위가 된 셈이다.
이 회피의 패턴은 전형적인 국제정치다. 강대국은 동맹과 이익에 맞춰 역사를 다시 쓴다. 제네바 협약과 유엔 결의안은 전시 성폭력을 전쟁범죄로 규정하지만, 일본은 여전히 단어 선택으로 책임을 피한다. 피해자들은 세상을 떠나가고, 사과는 여전히 조건부다. 타카이치의 집권이 변화를 만들 기회가 될 수도 있었지만, 지금까지의 행보는 오히려 ‘기존 노선 유지’다. 전범의 그림자는 여전히 정치의 중심에 있다.
그녀를 향한 축하와 침묵의 공존이야말로 세계 외교의 위선이다. “다시는 반복되지 않게 하겠다”는 약속은 구호로 남고, 생존자는 잊힌다. 여성 지도자가 탄생했다는 사실이 곧 정의의 회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타카이치가 이 악순환을 끊기 위해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강제동원을 인정하고, 피해자 중심의 진정한 배상 기금을 조성하며, 여성의 목소리를 외교의 한가운데에 세워야 한다. 총리로서 그녀는 펜을 쥐고 있다. 여성으로서 그 펜의 무게를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역사가 또다시 반복된다면, 일본은 결국 ‘여성의 리더십’을 자랑하면서도 가장 오래된 범죄 앞에서는 침묵하는 나라로 남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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